2. 대운(大運)과 유년(流年)
1) 대운 정법
사주는 인명의 태어난 시간에 따라 정해진 것으로 그 사람의 선천적인 근기(根其)가 된다. 그러나 만물은 시간의 흐름이라고 하는 것에 영향을 받고 변화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큰 나무로 자라날 씨앗이라 하더라도 한겨울에는 싹을 틔울 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고, 보잘 것 없는 들풀이라도 여름을 만나면 화사한 꽂망울을 터뜨리는 것으로 비유하면 될 것이다. 어떤 사주든지 만나는 운에 따라 吉凶과 성패가 달라지는데, 좋은 운을 만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소나무는 겨울에도 소나무이고, 들풀은 겨울이 되면 말라죽는 것처럼, 그 근본이 되는 체(体)인 사주의 원국(原局)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평생 운을 만나지 못해 큰 뜻만을 속에 지닌 채 사는 사람이 없지도 않은 것을 보면 선천적인 사주 못지않게 후천적인 운 역시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이 옳겠다.
대운이라고 하는 것은 삶을 살면서 10년을 단위로 변하는 운(運)의 환경(環境)을 말한다. 시간이 항상 같은 방향으로 흐르니 대운 역시 음양과 남녀의 구분 없이 순행으로 흘러간다는 설이 있다.
그러나, 대운은 공간의 뜻을 가지고 있다. 대운이라고 하는 것은 시간이 가져다주는 사계의 변화, 즉 환경이라는 공간적인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시간은 음양이 반복되는 것으로 방향성이 없지만, 공간은 음양의 위치가 달라지므로 음양에 따른 방향이 달라지게 된다.
대운은 월주(月柱)를 기준으로 하여 정해진다. 년간이 陽年[甲丙戊庚壬]이면서 남자인 경우, 년간이 陰年[乙丁己辛癸]이면서 여자인 경우(이상을 陽男陰女라 한다.)는 월주를 기준으로 六十甲子 를 순행(順行)하면서 10년 단위로 대운이 정해지고, 년간이 陰年[乙丁己辛癸]이면서 남자인 경우, 년간이 陽年[甲丙戊庚壬年]이면서 여자인 경우(이상을 陰男陽女라 한다.) 월주를 기준으로 육십갑자를 역행(逆行)하면서 10년을 단위로 대운(大運)이 정해진다. 예를 들어, 甲年生 丙寅月 男命의 대운은 丙寅을 기준으로丁卯, 戊辰, 己巳의 순으로 육십갑자를 순행하여 진행한다.
■ 양남음녀(陽男陰女) 순행(順行), 음남양녀(陰男陽女) 역행(逆行)
예를 들어보자. 위에서 예로 든 양력 2003년 2월 10일 子時생 남명의 년간(年干)은 음간이고, 남자이므로 음남양녀에 해당한다.
대운은 월주 甲寅를 기준으로 역행하여 癸丑, 壬子, 辛亥, 庚戌, 己酉 ··· 의 순으로 역행하여 진행한다.
2003년 양력 2월 10일 오전 0시 5분생, 乾命時日月年甲甲甲癸子寅寅未
2) 대운수(大運數) 정하기
대운이 10년의 운(運)을 담당한다고는 하나, 몇 살부터 그 대운을 적용받느냐 하는 대운수를 결정해야 정확한 운기(運氣)를 알 수 있다.
시중의 만세력 중 대운수가 표시된 만세력도 있으나, 정확한 대운을 구하는 법은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대운수는 출생년월일부터 절입일까지의 시간을 가지고 구한다. 양남음녀(陽男陰女)는 생년월일부터 다음 절기의 절입시간까지의 기간을, 음남양녀(陰男陽女)는 전 절기의 절입시간부터 생년월일까지의 기간을 기준으로 대운수를 정한다.
한 절기가 차지하는 일자는 대략 30일이다. (절입일부터 다음 절입일까지의 기간은 일정하지 않다.) 대운은 10년을 담당하니, 3일이 곧 대운의 1년을 차지하게 된다. 절입일과의 차이가 하루가 난다면 대운수는 4개월, 한 시간이 차이가 난다면 대운수는 10일이 된다. 예를 들어, 절입 일과 생년월일시가 만 3일 차이가 난다고 하면 대운수는 1이 되는데, 이것은 태어난 이후 1년 후부터 대운이 변한다고 하는 뜻이 된다. 그러니까, 대운수는 만나 이를 가지고 적용해야 한다.
■ 양남음녀(陽男陰女)는 미래절(未來節)로 순행(順行)
■ 음남양녀(陰男陽女)는 과거절(過去節)로 역행(逆行)
음력 1950년 6월 14일 9시 55분에 태어난 남자의 대운과 대운수를 구해보자.
양력 1950년 7월 28일
음력 1950년 6월 14일 巳時生·乾命 ⇒ 時日月年己甲癸庚巳子未寅
1950년은 庚寅年으로 양년이고 남명이므로 대운은 순행하게 된다. 癸未의 다음 육십갑자는 甲申이고, 甲申, 乙酉, 丙戌의 순으로 진행하므로 이 순서대로 대운이 진행한다.
1950년 7월 28일 이전의 절기는 소서(小暑)로서 양력 1950년 7월 8일 오전 2시 13분에 들고, 이후의 절기는 입추(立秋)로서 양력 1950년 8월 8일 11시 55분이 절입시가 된다. 양남음녀는 생년월일부터 다음 절입시까지의 기간을 기준으로 대운수를 정하므로 생일인 1950년 7월 28일 10시부터 입추까지의 시간을 우선 구한다.
1950년 8월 8일 11시 55분 - 1950년 7월 28일 10시 0분
= 11일 1시 55분 = 9일 + 2일 2시간
3일이 1년, 하루가 4개월, 1시간이 10일에 해당하므로 대운수는 3년 8개월 20일이 된다. 이것은 생일 후 3년 8개월 20일이 경과한 후 첫 번째 대운을 맞이한다는 뜻이다. 즉 1954년 6월 중순부터 첫 번째 대운이 시작하며, 4대운으로 표시한다.양력 1950년 7월 28일·乾命
음력 1950년 6월 14일 巳時 時日月年己甲癸庚巳子未寅746454443424144辛庚己戊丁丙乙甲卯寅丑子亥戌酉申
대운을 표기할 때는 사주의 아래, 대운의 시작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쓴다. 위 사주의 원명과 대운을 표시하면 왼쪽과 같다.
태어난 당시부터 첫 대운을 적용할 때까지의 기간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실제로 사주를 보면, 유년 시절에는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유아일 때는 자신이 삶의 주체라기보다 부모의 삶의 일부로 보는 것이 오히려 타당할 것이다. 굳이 초년의 대운을 보겠다면 월주 자체를 대운으로 삼으면 될 것이다.
그리고 소운법(小運法)이라고 하여 시주(時主)에서 시작하여 매 나이마다 간지를 붙이는 다른 방법이 있다. 그러나 1년 운세를 볼 때는 해당 년의 태세(太歲)를 유년으로 보는 것이 적중율이 높으며, 소운을 적용시키면 복잡하기만 하므로 여기서는 따로 설명하지 않는다.
3) 태세(太歲)에 대하여
매 년의 운세 변화는 매 년의 태세를 기준하여 판단한다. 2000년의 운세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2000년의 태세, 庚辰을 가지고 그 년의 운세를 판단하는 것이다. 유월(流月) 역시 매월의 월건(月建)을 가지고 그 월의 운세를 판단한다.
매년 누구에게나 같은 간지(干支)로 신수가 적용되는 것이 오히려 불합리한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개개인의 사주가 다르고 유년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유년이라고 하더라도 개개인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은 천변만화(千變萬化)하게 된다. 그렇다면 비슷한 사주구조와 비슷한 대운을 가진 운명은 매년 비슷한 吉凶을 겪게 될까? 대답은 ‘그렇다’가 된다. 이는 경험을 해 보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대운은 10년을 관장하고, 매 년의 태세는 해당 1년을 관장한다. 대운은 큰 시간의 환경이기 때문에 우리들의 삶 속에서 느끼는 길흉이 밀접하게 와 닿지가 않는다. 우리가 직접 느끼는 길흉은 오히려 태세, 즉 유년이 더 크게 와 닿는다. 인명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사주와 대운과 유년 이 삼자(三者)에서 오행이 생극제화(生剋制化)하는 모습을 상세히 살펴야 한다.
4) 유월법(流月法)
매 월의 간지는 태세에 의해 정해져 있다. 매년의 년운을 살필 때 정해진 태세를 자지고 보는 것처럼, 월의 운세 역시 정해진 해당 월의 간지를 사주원명과 대운, 유년과 참조하여 길흉을 정하게 된다.
이때, 매 월의 월지는 매 계절마다 정해진 것이므로 월운(月運)을 볼 때는 월지(月支)보다 월간(月干)을 위주로 판단하게 된다. 만약 월지가 월간보다 힘이 강할 것이니 월지를 기준하여 월운을 보게 될 것 같으면 매년 같은 계절마다 비슷한 운기(運氣)가 되는 모순이 생길 것이다.
월간만을 가지고 월운을 판단한다면 이 또한 모순이 아니냐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사주 상에 용신(用神)이 지지(地支)에만 있고 천간에 투간하지 못한 경우, 대운과 유년에서도 천간에 해당 용신이 투간하지 못할 때 월운에서 용신이 투간되어 오는 그 월에 용신에 해당하는 길사(吉事)가 있게 된다. 이런 경우는 사주를 보다보면 많이 찾을 수 있는데, 천간에 기신(忌神)이 있어 용신을 억제하고 있을 때 천간에서 그 기신을 제거해야 하는데, 기신을 제거하는 천간을 다시 만나지 못한 경우, 지지의 대운이 좋다고 하면 월운에서 해당 천간을 만나는 그 달에 일이 해결된다. 즉, 사주 원명(原命)과 대운(大運), 유년(流年)이 매 간지(干支)들 끼리 복잡한 상호작용을 하고 있을 때, 매 년의 어느 달에 길흉이 나타나는가는 월간을 추가하여 판단했을 때 좀 더 상세하게 판별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5) 태원법(胎元法)
현대의 사주추명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은 법칙이나 고대에 납음오행과 함께 사용되었던 것이므로 <명리신론>에 서술된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태원이란 잉태한 월을 말하는 것이다. 사주의 월주에서 천간은 한 자리를 전진하고 지지는 세자리를 전진하면 그것을 태원이 된다. 태원은 잉태될 때의 기후를 보는 것이다. 출생일에서 임신일수 280일을 거꾸로 세어 가면 잉태된 월건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고대의 녹명법(祿命法)은 년명(年命)을 따로 적고 그 밑으로 년주의 위치에 태원을 쓰고 그 다음에 월주를 쓰고 그 다음에 일주를 쓰고 그 다음에 시주를 썼다.그리고 년주의 납음오행을 주체로 보고 태원과 월주와 일주와 시주의 순서대로 년주의 납음오행을 대입시켜 왕쇠강약을 정했다. 후에 서자평이 일간 위주의 사주학을 창안하면서 태원의 자리에 년주를 넣었던 것이다.
태원은 지지를 중시했다. 그것은 잉태 당시의 기후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태원은 천간보다 지지의 역량이 3배 강력하다. 태원의 지지는 년지, 일지, 시지보다 강력한 역량이 있고 월지보다는 약하다고 본다.
태원이 사주의 필요한 용신이 되면 사주의 결함을 보충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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